티스토리 툴바



2009/03/18 12:01

교회나오면 문화상품권 준다???

저는 학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한 학생에게 들었던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학원 수업이 원래 일요일 오후 1시인데, 보충을 하기 위해서 12시 30분에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A 라는 아이가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빠듯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A 라는 아이의 평소 성격을 보면 무신론자에 가깝기 때문에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교회를 다니는 구나? 언제부터 다닌거야?"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지난 주부터 다니기 시작했다고 하길래, 이제 종교에 관심이 있나 보구나? 라고 하자, 대뜸 이런 대답을 하더군요.

"문화상품권 받으려고 다니는 거에요."

무슨 소리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 자세히 물어본 결과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처음 교회에 가면 예배가 끝날 무렵, 목사님이 처음 교회에 온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합니다.

그 때 손을 들면, 친구를 데려온 학생과 처음 나온 학생은 모두 문화상품권을 1장씩 받습니다.

그리고 4주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계속 나오면 다시 데려온 학생과 새로 나온 학생에게 문화상품권을 한 장씩 지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회에서는 당연히 점심식사도 제공하기 때문에 친구하고 같이 교회갔다가 밥 먹고 학원에 온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문화상품권에 학생들이 현혹되어 교회를 다니게 되는 것입니다.

A 라는 학생은 교회에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사실 하느님을 믿는 것도 아니고, 친구가 문화상품권이 필요하다고 하길래, 자신도 받을 겸해서 가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종교라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이니까,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라고 충고해주었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문화상품권 지급을 미끼로 전도시키는 것은 과연 옳은 행동일까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중학교 2년까지 교회를 다녔고, 고1 때부터 지금까지 12년간 성당을 다니고 있지만, 이런 포교활동은 절대로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 어이가 없던 것은 그 교회에서는 아직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헌금을 낼 때,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넣어서 제출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시기에 내는 감사 헌금이 아닌, 일상적인 주일 헌금을 낼 때 말이죠.

심지어 학생들 중에서 반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친구가 그 돈을 걷어서 명부에 누구누구는 얼마를 냈다고 적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A 라는 아이는 동전을 내기는 조금 그럴 것 같아서 1천원을 넣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아직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5천원이상씩 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하더군요.

자신은 용돈에서 내는 것인데,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이 주시는 지 모르겠지만, 사실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고 하더군요.

저도 가톨릭 신자이고, 하느님을 어려서부터 적어도 20년이 넘는 시기동안 믿어오고 있지만, 이런 일부 교회 때문에 많은 종교인들이 욕을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문화상품권을 지급하면서 종교활동을 강요하는 것은 이제 중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종교를 싫어하거나 근거없이 비난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하느님을 믿어온 기간이 벌써 20년이 넘고, 군대에서는 군종병 생활도 했으며, 지금도 식전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도를 하며 생활하는 나름대로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만, 너무 어이없는 경우를 알게 되었고, 학생들을 상대로 도가 지나친 것 같아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음을 밝힙니다.


추가) 제 글이 블로거뉴스 메인에 올라와서 논쟁이 되는 군요. 몇 가지 계속 반복되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의 모든 개신교회가 잘 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일부 교회에서 잘 못된 방법으로 전도활동을 하고 있고, 그 부분이 조금 충격적이라서 오랫만에 블로그에 올렸던 것입니다. 물론 메인에 올라올 줄은 생각하지도 못 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애들을 가르치는 것은 제가 있는 곳이 지방이라서 야간자율학습 때문에 고등학생들이 주말반 수업을 받는 것입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교회에 나가지 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석하고 오기 때문이죠. 일요일에는 십계명대로 쉬는 것이 좋겠지만,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점 알고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Trackback 3 Comment 317